신여성 프로그램 소식과 신여성에서 탄생한 재미있는 글을 보내드립니다! 📢 신여성 10월 소식! <반란의 매춘부, 한국 성산업 지형과 함께 읽기>, <소설로 OO하기 9기: 소설로 거짓말하기>, 온라인 글쓰기 워크숍 <소리내어 글쓰기 : 마음의 누수>, 전자기기 없이 책 읽는 모임이 열립니다. 10/31까지 자율요금제도 계속됩니다. 형편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고 신여성 공간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다음달에도 신여성에서 신나는 시간 보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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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의 매춘부, 한국 성산업 지형과 함께 읽기
<반란의 매춘부, 한국 성산업 지형과 함께 읽기>는 반란의 매춘부를 통해 한국의 사례도 꼼꼼히 파헤치는 시간입니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순서대로 목차를 다루지 않습니다. 각 목차의 주제별 연결성을 기준으로 커리큘럼을 기획했습니다. 모든 회차는 반란의 매춘부 외에 한국 성산업 이해에 도움을 주는 참고자료가 제공됩니다.
1회차는 ‘성’과 ‘노동’을 둘러싼 질문에 대해 공부합니다.
2회차는 ‘감옥국가’와 ‘인민의 집’을 다룹니다. ‘감옥국가’는 한국의 성매매 법제화 역사와 성매매특별법을 중심으로 다룹니다. ‘인민의 집’은 용주골 성매매 집결지 강제폐쇄 사태와 함께 읽습니다.
3회차 ‘빅토리아 시대의 유물’은 한국의 거리 성노동, 성노동자 커뮤니티의 약물사용 이슈에 주목합니다. ‘특권층’ 부분은 한국의 유흥업소 산업, 유흥접객원 조항을 참고해 현장의 이야기와 읽습니다.
4회차 ‘국경’에서는 미등록 이주민을 만들어내는 제도적 시스템, 한국 이주 성노동자의 이야기를 살핍니다. ‘만능열쇠는 없다, 나가며’는 한국 성산업에 비범죄화를 적용했을 때 우려되는 고민, 장단점에 대해 토론해봅니다.
—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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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거짓말하기
<소설로 ‘거짓말’하기>는 <소설로 OO하기> 시리즈의 아홉 번째 만남입니다. 소설을 쓰며 진실보다 더 진실을 닮은 완벽한 거짓말을 탐구하는 시간을 보냅니다. 꾸며내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펼쳐놓고, 소설 쓰는 동료들이 만든 거짓 이야기들 속에 숨겨진 우리의 복잡한 삶과 솔직한 내면을 함께 발견해봅니다.
— 김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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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성 자율요금제 기간이 계속됩니다! (~10/31까지)
- 자신이 낼 수 있는 만큼 비용을 지불하고 신여성을 이용하실 수 있어요!
- 신여성은 연중 무휴, 24시간 이용 가능합니다. 주록 글 쓰는 분들이 이용하는 곳이지만, 주변 사람을 방해하지 않고 책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OK! 여성과 다양한 소수자를 환영합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오실 수 있습니다.
- 원데이, 1~4주 멤버십 신청 가능합니다.
- 원두 커피와 여러 종류의 차가 제공되며, 외부 음식 반입 가능합니다.
- 편의 물품: 사물함, 냉장고, 정수기, 커피머신, 전자레인지, 전기주전자, 가습기, 의약품, 슬리퍼, 독서대, 무중력체어 등
- 등록하기 전에 보러 오셔도 좋습니다. 신여성 카카오톡 new-woman 또는 이메일 newwoman201@gmail.com 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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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성 친구들의 글
신여성 <치명적 에세이 쓰기 4기>를 함께하며 쓴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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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침을 맞이했을 때 (진금미)
성범죄 피해자에게 허락된 결말은 무엇일까. 용기 내고 맞서 싸워 정의를 쟁취하는 걸까, 수치심을 이기지 못하고 피폐한 삶을 살든가 그 삶마저 스스로 끝내야 하는 걸까. 난 용기도 없고 수치심도 없다. 정의를 쟁취하지도 못했고 삶이 피폐해지지도 않았다. 마치 내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평범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런 나를 성범죄 피해자라고 인정할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 같다.
늘 하고 싶은 말이 가득하지만, 각 잡고 내밀한 경험을 털어놓을 자리가 주어지면 언제나 어릴 적 사촌오빠에게 당한 성추행이 떠올랐다. 그런데 막상 얘기를 꺼내려고 하면 ‘성추행을 당했다’ 말고는 달리 할 말이 없었다. 그때 나는 저항하지도 않았고, 무력으로 통제받지도 않았다. 사건 이후에도 아무렇지 않게 사촌오빠와 어울렸고, 내 삶도 멀쩡하게 하루하루 굴러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이대로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묻기에는 늘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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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를 욕망하는 법 (파도)
무대 위의 너
너는 무대에 오른다. 무대 바닥엔 작은 기계가 하나 놓여있다. 무대에 오른 너는 그 앞에 조그려 앉는다. 이윽고 조명이 켜지고 너는 그것을 연주한다. 익숙한 듯한 소리들이 소음처럼 변주되며 공간을 채워나가고, 공간은 점차 너의 세계로 물든다. 큰 움직임 없이 한자리에 앉아 샘플러를 조작하는 너의 몸짓. 그 미세한 움직임을 네 앞의 많고 적은 사람들이 보고 있다. 너의 모습을 바라보며 너의 소리를 듣는다. 형형색색의 조명으로 새롭게 조각되는 너의 얼굴이 낯설다. 기계장치를 조작하고 있는 너의 손끝은 어젯밤 살아있는 내 몸 구석구석을 흘러 다녔는데. 오버랩되는 장면들. 익숙한 기억을 통해 다시 보는 너의 몸짓. 모두의 앞에서 너는 너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구나. 너의 공연을 보는 것은 사람들과 함께 너를 공유하는 경험. 네가 무대 위에 있는 순간만큼은 너는 모두의 존재이다. 너는 모두를 향해 열려있는 것만 같고, 너의 시선은 나에게 닿지 않는다. 나는 그런 너의 모습을 캠코더로 담는다. 무대 전경이 담기던 화면은 공연이 무르익을수록 점차 너의 얼굴로, 너의 코 끝으로, 너의 손끝으로 다가간다. 한껏 줌인된 화면 안에 조각난 너의 몸들이 가득 찬다. 모두가 무대 위의 너를 보고 있지만, 이렇게 너를 샅샅이 보고 있는 이는 나뿐일 걸. 여기 모여있는 너희들에겐 이내 휘발되겠지만, 난 이 모든 장면들을 간직하는 사람이야.
누군가 보고 있다면
알아가던 사이에서 육체를 나누는 사이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꽤나 순조로우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장면으로의 전환이었다. 손끝만 닿아도 새싹이 돋아나던 몸은 어느새 정글이 되었고, 우린 때마다 뒤덮고 뒤엉킨 채 서로의 몸 위에서 뿌리내리고 자라났다. 몇 번을 했는지, 몇 시간을 했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던 어느 여름날, 한껏 나른해진 몸을 너의 몸 옆에 뉜 채 너에게 물었다. 공기에겐 어떤 욕망이 숨어있을까? 머뭇대는 말들. 너는 올라오는 단어들을 입안에 머금은 채 한참을 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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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누룽지)
"이런 말 좀 그렇지만 말이야." 답장이 올 줄 몰랐다. 하물며 그 답장을 신도림으로 향하는 2호선 전철 안에서 읽게 될 줄은 정말로 몰랐던 일이다.
약속은 오후 네 시였다. 일찍 집을 나섰다. 가는 길이 한 시간 반 정도였으니까, 두 시간 전에 나왔다. 날은 또 왜 이리 더운지. 들고 다니기 싫어서 선풍기도 두고 왔는데 몇 걸음 걷지 않아 곧바로 후회했다. 그래도 어쩌겠나. 이제 와서 돌아갈 순 없었다. 버스가 얼른 도착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만나던 사람과 관계를 정리했다. 일방적인 이별 통보에 답지 않게 매달렸고 오랫동안 질질 끌었다. 분명히 아직도 날 사랑한다고 했는데, 왜 헤어진다는 거지? 내 사랑은 이별이 아닌데. 혼란스러웠다. 그럼에도 결국에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헤어지기로 했으니 헤어지는 것이다. 한동안은 방에서 나오지 않았던 것 같다.
마음이 복잡했다. 이별이 이유가 될 순 있었지만 단지 이별 때문인가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다.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 헤어짐은 밤에게 있어 꽤나 매력적인 소식이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이제 편안하게 잠들기는 글렀다는 소리다.
더는 힘들고 싶지 않은데 매일 힘든 생각들이 나를 갉아먹는다. 어제는 이 정도로, 오늘은 그것보다 조금 더 일찍 쓰러지고, 내일은 어떻게 되려나. 게임 캐릭터도 아닌데 목숨이 왜 계속 생기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커다랗고 향긋한 박하맛 치약이 머리 전체를 감싸 안은 느낌. 그 커다란 치약은 이미 내 머리를 빈틈없이 덮고 있는데 손톱만한 칫솔로 스스로 솔질한다. 하얀 거품이 눈에 들어간다. 따갑고, 또 아파요. 씻고 싶은데 괜히 고집부려 거품만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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