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여성 프로그램 소식과 신여성에서 탄생한 재미있는 글을 보내드립니다! 📢 신여성 11월 소식! <윤은성 시인 '유리 광장에서' 출간 기념 북&기후 토크> <조금 아플 수도 있는 시 읽기> <소설로 OO하기 10기 : 소설로 감각하기> <치명적 에세이 쓰기 6기> <'비판적 에코페미니즘' 세미나> 등이 열립니다. 10/31까지 신청시 자율요금제로 신여성을 이용하실 수 있어요. 11월에도 신여성에서 함께 글 쓰고 책 읽고 이야기 나누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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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성 시인 <유리 광장에서> 북&기후 토크
윤은성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유리 광장에서>가 출간되었습니다. 사회라는 서늘한 폭력의 좌표 위에 서 있는 자신과 타자들을 확인하는 시인의 시선이, 시인의 걸음을 따라가며 이 시집에 고여있습니다. 기후위기를 감각하는 마음,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마음을 들여다보며 묶어 낸 <유리 광장에서>를 낭독하고 시와 기후에 대해 나누는 시간을 가지려 해요.
활동가이자 시인인 희음의 편집에 힘입어 출간한 이번 시집에는 우리가 이 세계 속에서 어떻게 서로를 끌어안는지, 작은 마음들이 어떻게 투쟁과 연대 쪽으로 기울어질 수 있는지가 다정하게 드러나기도 합니다. 아프고 따뜻한 이 시집의 문장들을, 슬픔을 간직하면서도 힘있게 현실을 마주보는 시의 마음을 나누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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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아플 수도 있는 시 읽기
당신의 마음에 나의 상처를 새겨 넣고 조금 흔들어보아도 되겠는가 - 황성희, 『가차 없는 나의 촉법소녀』 시인의 말 中
시가 상처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닙니다만, 꽤 많은 시들이 상처로 이루어져 있는 듯합니다. 누군가에게 시는 그 자체로 말이며 존재의 증명입니다. 희박한 나를 비로소, 기어이 만들어가는 방식이자 과정입니다. 상처로 이뤄진 시와 우리는 어떻게 관계 맺을 수 있을까요? 어떤 태도로, 어떤 자세로, 그런 시와 만나볼 수 있을까요? 그런 경험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길까요?
상처를 배우는 일은 누군가를 가장 깊게 사랑하는 방식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내 것이 아니지만 어느 순간 내 살처럼 느껴지는 상처도 있습니다. 영영 가 닿지 못할 것 같아 아득한 상처도 있지요. 상처로 이뤄진 시를 읽는 것은 상처로 만들어진 어떤 세계를, 누군가를 배우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 알 수는 없다는 겸손한 자세로서만, 읽는 순간만이라도 닿아보려는 시도로서만 어떤 배움은 가능한 것 같습니다.
타인의 상처를 읽으며 나는 나의 상처와 어떤 식으로 관계하고 있는지 살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살을 섞고 있는지, 등을 돌리고 있는지, 방문을 걸어 잠그고 귀를 막고 있는지 말이에요. 상처와 상처가 맞닿을 때, 그 사이에선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함께 읽는 시간이 조금 슬플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의외로 슬프지만은 않을 수도 있고요.) 시와 내밀하게 만나는 경험, 타인의 상처를 통해 나의 상처와 접촉하는 경험, 타인이 상처로 지어 놓은 세계 속에서 잠시 살아보는 경험, 그런 경험을 나누고 싶습니다. 시를 살아보는 경험을, 함께해 보시겠어요?
— 이끔이 성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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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OO하기 10기 : 소설로 감각하기 (김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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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성 자율요금제 기간이 계속됩니다! (~10/31까지 신청 가능)
- 자신이 낼 수 있는 만큼 비용을 지불하고 신여성을 이용하실 수 있어요!
- 신여성은 연중 무휴, 24시간 이용 가능합니다. 주록 글 쓰는 분들이 이용하는 곳이지만, 주변 사람을 방해하지 않고 책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OK! 여성과 다양한 소수자를 환영합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오실 수 있습니다.
- 원데이, 1~4주 멤버십 신청 가능합니다.
- 원두 커피와 여러 종류의 차가 제공되며, 외부 음식 반입 가능합니다.
- 편의 물품: 사물함, 냉장고, 정수기, 커피머신, 전자레인지, 전기주전자, 가습기, 의약품, 슬리퍼, 독서대, 무중력체어 등
- 등록하기 전에 보러 오셔도 좋습니다. 신여성 카카오톡 new-woman 또는 이메일 newwoman201@gmail.com 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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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성 친구들의 글
신여성 <치명적 에세이 쓰기 5기>를 함께하며 쓴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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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의 아찔한 ‘비즈니스’를 지켜보며 생각한 것들 (재영)
“카메라로 타투 보여줄래?” 채팅창에 메세지 하나가 뜬다. 답하는 이는 미소 지으며 검지 손가락을 좌우로 흔든다. “No. You have to pay for that. ㅎㅎㅎ” (돈 내기 전까지는, 안돼.) 그는 적당히 여유 있고 애교 섞인 말투로 사람들의 요청을 보기 좋게 따돌린다.
누구의 대화일까? 이들은 지금 폰섹스 중일까? 아니다. 라이브 방송(이하 라방) 중인 한 남돌과 팬들의 대화다.
라방에 참여해 이 장면을 보고 있는 전세계 수천명의 팬들은 채팅창에 ‘ㅋㅋㅋㅋㅋ’ 같은 메세지를 쓰면서 웃고 있다. 귀엽게 상황을 무마하는 남돌 역시 그런 말에 불쾌감을 느끼거나 정색하는 낌새는 아니다. 이런 대화가 오갈 때 어쩐지 움찔하게 되는 것은 나뿐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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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 잡힘과 흥분의 상관관계 (벼랑)
[내가 올해 안에 섹스하잖아? 생리컵 넣으려고 하는 거임.]
삼분의 일가량이 더는 질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어중간한 위치에서 걸려버린 생리컵을 도로 꺼내는데 의지와 관계없이 눈물이 핑 돌았다. 다섯 번째 삽입 실패였다. 푹 들어갈 거면 들어가는 거고, 아예 입구부터 막힐 거면 막히는 거지 애매하게 진입해서 실리콘이 보짓살에 마찰하는 거 진심 아파. 질벽에 빨간 천연 젤이 미끈하게 발려있지만, 혹시 모를 통증을 방지하고자 생리컵 본체에도 인공 젤을 치덕치덕 발랐는데 대체 어떻게 뻑뻑하게 비벼댈 수 있지? 이 실리콘을 흠뻑 적시겠다고 깐 젤 봉지가 몇 갠데. 어떻게 간단히 건조해질 수 있냐고! 괘씸하고 사악해. 보지가 쓰라려 다리를 어정쩡하게 벌리고 서서 손에 쥔 생리컵을 노려보았다. 움켜쥐면 가차 없이 뭉개지는 말랑이 주제에 다리 사이로만 내려가면 엿을 먹이다니. 사고를 쳐놓고 ‘정말 모르는 일인 걸요..?’하며 큰 눈을 깜빡이는 신입사원 재질의 생리컵을 내려다보고 있자니 빡은 쳤으나 어쩐지 쟤를 탓하긴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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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묻은 기억들 (파도)
1. 혀
일주일에 한두 번, 우리는 서로의 집에서 만나서 함께 밥을 차려 먹는다. 제철 채소의 싱그러움 위로 그간 통화로는 못다 한 이야기들이 흘러 다닌다. 간소한 음식과 다정한 대화로 기분 좋은 포만감이 차오르면 우리는 자연스레 몸의 시간으로 넘어간다. 우리에게 섹스는 밥을 먹는 일과도 같다. 때가 되면 하고 싶은 것. 반복적이면서도 새로운 것. 경쾌한 포만감이 느껴지는 것. 몸의 기쁨과 쾌락을 따라가는 것.
어느새 공기의 몸은 내게 소울 푸드가 되었나? 아는 맛을 넘어서는 몸에 밴 맛.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 먹을수록 더 맛있는 맛. 몸이 찾는 맛.
(섹스에서 먹는다는 감각은 무엇일까? 타인의 타액에 혐오감을 느껴 음식을 나눠먹는 것조차 꺼려하는 내겐, 타액의 공유 여부가 어쩌면 가장 명료한 사랑의 기준이다. 정액은 콘돔으로 막을 수 있지만, 타액은 막을 방법이 없으니까. 그래서 나에겐 섹스보다 키스가 훨씬 더 밀착된 행위이다. 다시 말해 적당한 호감 사이에서 (콘돔을 사용한 삽입) 섹스는 가능하지만 키스는 도무지 하고 싶지 않다. 타액의 교환은 사랑의 감정이 피어올라야 할 수 있는 것. 혀와 침을 나누며 서로의 몸을 맛으로 감각하는 것. 그렇게 서로에게 기꺼이 음식이 되는 것. 소화시켜 서로의 양분이 되는 것.)
“맛있어?” “응 맛있어.” “파도가 다 먹어줘.” “어디를?” “내 온몸을 다.” “어떻게?” “잘근잘근 씹어서.” “윽 뭐야. 비건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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