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예인 작가의 <나는 거기 없음> 북토크, <치명적 에세이 쓰기 7기> 함께해요 📢 신여성 1월 소식! 곽예인 작가의 <나는 거기 없음> 북토크, <치명적 에세이 쓰기 7기>, <땅으로부터 식탁까지, 연결과 돌봄의 상상력을 복원하기> 세미나 등이 열립니다. 월, 목요일마다 세미나룸에서 함께 글 쓰고 책 읽는 <작업하는 날> 모임도 운영 중이에요. 신여성에서 함께 2025년을 시작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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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에서 장기자랑을 할 때 매번 센터를 차지하는 “걔” 쉬는 시간엔 늘 친구들에게 둘러싸이는 “걔” 툭하면 남자애들에게 고백 받는 “걔” 별명이 ‘연예인’인 “걔” 그래서 자꾸 언니들한테 얻어맞는 “걔” 평범한 주제에 인기 있는 “걔” 애매하게 예쁜 “걔”
니 선택이야 믿거나 말거나
우리가 알던 “걔”는 정말 “그런 애”였을까요? 시대가 변해도 “걔”는 왜 자꾸만 생겨나는 걸까요? “걔”와 우리 사이에 어떤 오해도 없었을까요?
자꾸만 타자화 되어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없었던 수많은 ‘○○’들을 소환해내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아요!
— 곽예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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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에세이 쓰기>는 쓰고 싶지만 쓰기 힘든 이야기, 글로 쓰는 순간 평가와 비난의 대상이 될까 봐 두려운 이야기, 나를 치명적으로 흔들고 지나간 삶의 경험에 대해 에세이를 쓰는 모임입니다. '과연 내가 어디까지 솔직하게, 과감하게, 집요하게 쓸 수 있을까?' 고민하는 분들은 함께해요. 세상의 통념으로부터 더 멀리 나아가는 글을 지향합니다. 괴팍하고 삐뚤어진 글쓰기에 목마른 분들, 에세이 쓰기의 갈등과 힘겨움을 나눌 수 있는 동료를 만나고 싶은 분들을 기다립니다.
— 배윤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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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자본-여성-기후 연구 세미나에서 시즌 II를 준비했어요. <자본-여성-생태 연구 세미나>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먹는 일, 식량과 관련한 배움의 시간을 가져보려 해요. 우리는 매일 먹고, 먹는 행위로써 스스로를 매일 살리며, 먹는 일이 멈추거나 어그러지면 생존 자체가 위태로워져요. 누군가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일에 “먹여 살린다”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도 이 때문이죠.
그런데 우리는 우리가 먹는 것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것들이 어디서 오는지 얼마나 알고 있나요? 그 먹거리들이 통과한 땅과 손과 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특히 기후위기가 현재의 일이 되어버린 지금, 우리가 당연한 먹거리로 알던 것을 더는 너무 비싸거나 생산이 중단되어 먹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는 지금, 그것을 길러내던 얼굴들의 절망에 대해서 우린 얼마나 상상할 수 있나요?
이번 세미나에서는 이 앎과 상상의 시간, 그리고 이를 통한 연결의 시간을 복원해보려 해요. ‘복원’이라 표현한 건 지금의 이 같은 단절과 외면이 우리의 본래적 의도가 아니었다고 여기기 때문이에요. 자본주의와 추출주의, 나아가 가부장제라는 이 사회의 일그러진 구조와 이데올로기, 시장 시스템이 우리가 가진 연결과 돌봄의 상상력을 박탈했다고 여기기 때문이에요. 기대어 ‘먹고사는’ 일, 서로를 ‘먹여 살리는’ 일에 대해 제대로 알아가고 토론하며 다시 시작하게 될, 이 복원의 시간에 함께하지 않으시겠어요?
* 이 프로그램은 한국여성재단 콜라보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서대문공동체라디오, 자본-여성-기후 연구 세미나, 신여성이 함께 기획하고 진행하는 사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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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여성>은 어떤 곳인가요? 신여성은 '글 쓰는 여성들의 열린 작업실'이라는 주제로 운영되는 공유 공간입니다. 여성과 다양한 소수자를 환영합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오실 수 있습니다.
✔️ <신여성>에서 글쓰기만 해야 하나요? 주로 글 쓰는 분들이 이용하는 곳이지만, 주변 사람을 방해하지 않고 책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OK!
🌱 신여성 정기 멤버십을 신청하시면...
- 일일~4주 단위로 멤버십 신청 가능합니다.
- 원두 커피와 여러 종류의 차가 제공되며, 외부 음식 반입 가능합니다.
- 사물함을 무료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 편의 물품: 냉장고, 정수기, 커피머신, 전자레인지, 전기주전자, 가습기, 의약품, 슬리퍼, 독서대, 무중력체어 등
- 등록하기 전에 보러 오셔도 좋습니다. 신여성 카카오톡 new-woman 또는 이메일 newwoman201@gmail.com 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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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성 친구들의 글
신여성 <치명적 에세이 쓰기 6기>, <소설로 OO하기 10기: 소설로 감각하기>에 참여하신 분들의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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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응. 어떻게 알았어? 거기 만지면 좋은지?
모르지, 나는. 이것저것 해보면서 너의 반응을 보는건데.
한창 엑스를 만날때, 그의 집 침대 위에서 애무를 하던 그는 내 반응을 꼭짓점 삼아 점점 더 다양한 것들을 시도했었다. 침대에서 그와 뒹굴며 내 몸을 탐구하게 된 지점은 간단했다. 우리는 함께 엎드려서 핸드폰을 켰고, 초록창에 성향, 흥분점, BDSM같은 키워드를 검색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당시 그가 내게 시도랍시고 귀에 이것저것 속삭이던 이야기들 중에, 분명 내가 반응을 한 지점이 있었다고 했다.
오, 이거야 이거. 이런 말을 하니까 너한테 갑자기 뜨거운 액이 나왔었어.
그가 내게 속삭인 이야기는 대충 이런 것들이었다. 너는 겉으로 보기엔 아닌척 하는데, 사실은 존나게 밝히는 애고, 손가락이든 발가락이든 뭐든 박아주면 좋아하면서 아닌척 하지. 젖는거 봐봐. 존나 꼴리네. 더 해봐, 옳지. 더 좋아해봐. 자지 박아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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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빙수의 맛 (정글)
사랑의 크기와 기억의 길이가 비례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널 사랑하지 않았으나 한순간도 너를 잊은 적이 없었다. 영원이란 단어가 없어지지 않는 한 영원히, 나는 너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한겨울 빙수의 맛을 알려준 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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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또 동방에서 자?”
핸드폰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삐져나왔다. 돕바라 부르는 얇은 솜으로 채워진 검정 롱패딩의 지퍼를 끝까지 올려놓고 언제 깔았는지 모를 노란 장판에 드러누워 있는 나에게 걸려온 과 동기의 전화. 주황빛 열기를 내뿜는 동그란 온풍기의 세기를 올려놓고 스피커폰 버튼을 누르고 집을 찾아 숨는 갯조개처럼 잽싸게 주머니에 두 손을 집어넣었다.
“어. 동방에서 잘 거야. 자취방이 더 추워.” “으휴 미친 것. 길바닥에서 몇 시간씩 그러고 있었으니 춥지.”
시위를 그럼 길바닥에서 하지 어디서 하니. 몇 주 전쯤, 누구 때문에 연말에 이게 무슨 생고생이냐 한탄한 적이 있었다. 그때 동기가 한 톨도 멋쩍지 않은 투로 말했다. 동기와 그의 부모님, 그리고 그 부모님의 부모님이 바로 그 누구에게 표를 “드린” 사람들이라고. 참으로 해맑은 아이였다. 그의 해맑음이 싫을 이유가 있을까. 단지 보일러 걱정 없는 겨울을 나는 것이 조금 부러워, 대화를 이어가고 싶지 않단 생각을 했을 뿐이었다. 나는 스피커폰의 음량을 최소한으로 줄인 후 이어지는 대화에 건성으로 임하곤 통화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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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조각을 찾아서 (쪼매난주)
가을은 결심한 듯 깊게 심호흡하고 구멍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투명한 보안경은 금세 흙으로 뒤덮여 시야가 차단되었다. 충분히 예상한 일이었지만, 잠재워 두었던 두려움이 튀어나왔다. 가을은 연습했던 것처럼 눈을 질끈 감고 온몸의 감각에 집중했다. 정수리부터 등줄기를 타고 꼬리까지 모든 털이 쭈뼛 섰다. 땅속의 흙과 자갈, 정체를 알 수 없는 입자들이 가을의 예민한 수염을 거칠게 덮쳤다. 가을은 결국 참지 못하고 뒷걸음질 치고 말았다. 머리가 지면 밖으로 나오자마자 온몸을 힘껏 털었다. 가을이 방금 겪은 낯선 감각에 진저리를 치고 있을 때, 앞서가던 필릭스가 튀어나왔다.
“가을, 벌써 뒤돌아 나오면 어떡해? 이것도 못 견디다니, 고양이들이란.”
필릭스는 한심하다는 듯이 이죽거렸다. 지구별이었다면 고양이 발소리만 들어도 꽁지 빠지게 도망을 갔을 두더지였지만, 이 세계에서는 서로 먹고 먹히는 천적 관계가 무의미했다. 그런 상황을 즐기기라도 하듯, 필릭스는 신나게 가을과 모든 고양이를 조롱했다.
“자... 잠시 숨을 고르는 것뿐이야!”
가을은 괜히 큰소리를 치며 말을 받았다. 한 입 거리도 안 되는 두더지 녀석이 얄미웠지만, 싫은 소리를 할 수 없었다. 지금 이곳에서 땅굴을 파고 잠입하는 일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영혼은 두더지, 그중에도 괴짜 필릭스 뿐이었다. 도시 출생 고양이였던 가을에게 땅속은 너무 낯선 공간이었다. 온몸의 감각을 뒤덮는 축축한 흙의 촉감과 습기가 몸서리치듯 소름이 끼쳤다. 흙이라곤 배변을 덮을 때 뒷발로 파헤쳐 보는 수준이었지, 얼굴을 처박고 그 속으로 들어갈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견뎌내야 했다. 이 ‘미지의 숲’ 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는 ‘지식의 조각’을 찾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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